1.

일하기 싫어질때면 딴짓을 하고싶어진다.


2.

일이 많다. 무지많다. 단순노동으로 많다. 난 단순업무를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서도 온몸이 삐걱거리는 요즘의 상태에서 단순업무는 즐겁지만은 않다. 라는 말을 쓰려는것은 아니었는데 뭐랄까... 지금 뇌가 좀 굳어있다.


3.

아침에 사장님께서 감자칩같은 낙엽을 주워다주셨다. 어쩜 그렇게 예쁜 곡선일까!(물론 보자마자 감자칩같아!라고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자세히 보는 잎맥도 여전히 참 예쁘다. 이번에 책상자를 정리하면서 예전에 책 사이에 끼워둔 낙엽들을 발견했다. 5년도 더 전에 넣어둔 것이라 넣어두었다는 사실조차 잊은터라 책을 넘겨보다 단풍잎 한개는 바스라져버렸다. 덕분에 다른 낙엽들은 구해냈다. 욘석들을 이제 어쩔까? 뉴비낙엽은 일단 회사 연습장에 끼워뒀는데 집으로 옮겨서 꽉꽉 넣어줘야지.


4.

일요일에는 좀처럼 집에서 움직이지 않는 내가 자진해서 사우나에 갔다. 찜질도 했다. 역시나 오래 버티지는 못하지만 세번이나 들어가서 땀을 쭉 빼고 돌에 나를 묻고 지지기도 했다. 정신이 아득해지려는데 타죽을것 같다며 나란히 누운 초등학생 둘이 끝말잊기를 시작했다. 도무지 끝나지 않는 끝말잊기를 한참을 듣고있었는데 "요리" (다음은 리본-본드인가?) "리플레이" (!!!) 영어라니! 자연스럽게 영어로 이어지다니!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저축" "축생" "뭐야- 야 축생이 뭔데 뭔뜻인데" "가축을 이르는 다른말! 신과 함께에서 봤어~" (!!!) 그건 그렇다 치자. 요즘은 너나할것없이 웹툰을 참 많이 보니까. 잠시 후 이어진 단어들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사망" "망캐" "캐실망" (...??!?!?!?) 이건 대체 무슨 흐름일까?


5.

찜질방에 가면 꼭 하는게 있다. 마사지의자에 앉기, 식혜와 구운계란 먹기. 대부분 찜질방은 동생과 셋이 가기때문에 3개 \1,000인 맥반석 계란을 먹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엄마랑 둘이 갔기때문에 부유하게!라며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2개 \1,000인 훈제 계란을 먹어봤다. 그런데 껍질 벗기기도 너무 어렵고 부드럽긴 하지만 밍밍한 맛이었다. 어쩐지 아쉽기도 하고 점심을 제대로 먹지않아 배도 안차서 맥반석 계란을 3개 추가해서 먹었다. 훈제 계란을 먹는동안 맥반석 계란 먹을껄!!!했었는데 마침내 먹은 맥반석 계란은 또 너무 단단하고 마른 느낌이었다. 혀라는게 참 간사하다. 요즘 주로 가는 찜질방은 간결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필요한게 다 있고 항상 사람이 적당한 수준이라 복잡하지 않아 좋아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바로 우리의 사랑 마사지의자가 고장나기 시작한 것이다. 저번에 갔을때는 2대 중 한대가 고장이었고 이번에는 고장기계도 고쳐져 있었지만 사망할때가 다 되었는지 롤 하나가 고장난 상태로 운행중이라 머리로 롤이 올라올때면 너무 아팠다. 게다가 괜찮았던 다른 기계마저 죽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찜질방 내에 마사지샾이 입점했다는 것이다. 분명 마사지샾은 마사지의자가 눈엣가시같을 것이다. 마침 기계도 고장날대로 고장났고 좋은 기회다. 하지만 의자를 없앤다고 마사지샾에 가진 않을것이기에 제발 마사지기계가 리뉴얼 됐음 좋겠다.


6.

원래는 이 이야기를 쓰려고 일기를 시작했는데 삼천포로 빠졌다. 이번주는 야근통보와 함께 시작됐으므로 포기하고 있지만 꾸준한 야근으로 지친 상태라 어제는 돈까스가 필요했다. 해서 엄마와 함께 왕돈까스집에 갔다. 배가 별로 안고프다시길래 둘이 왕정식(돈까스+생선까스+함박스테이크)을 먹고있는데 옆 테이블에 커플이 와서 앉았다. 남자는 수더분, 여자는 조금미인(feat.적당한ㅅㅎorㅅㅅ?). 남자는 와구와구 먹는데 여자는 경양식집마냥 새초롬하게 조각조각 잘라 새모이마냥 먹으며 청순하기 그지없게 식사를 하며 남자는 물론 둘사이 대화 속 남자의 친구들에게까지 극존칭을 하고 있었다. 구역질나는 연애의 새로운 종류를 보았다. 그리고 나와 대각선에 앉은 그녀가 식사하는 모습과 내가 식사하는 모습이 자연스래 비교되면서 이대로라면 연애는 무리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었다. 와구와구와구와구 0ㅍ0


7.

2주차에 접어들고있다. 정리는 거의 다 되었는데 자잘자잘한 정리가 안되고 무엇보다 바구니가 필요한데 구매를 위해 동네 다이소에 가면 덥고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서 자꾸 판단도 안되서 뛰쳐나와버린다. 물건을 고르기 시작한지 5분도 안되서 조금만 더 있다가는 기절할 것 같은 이상한 곳이다. 덕분에 필요한 무언가를 사올 수가 없다. 이제는 바구니를 좀 사와서 붙박이를 정리해야 하는데 무서워서 갈 수가 없다.


8.

피곤하고 힘드니까 자꾸 튀긴것, 매운것이 먹고싶다. 그래서 어제 돈까스를 먹은건데 오늘은 닭강정이 먹고싶다. 내가 좋아하는 닭에 맵고 튀긴음식. 3박자가 잘 맞는다. 오늘 저녁은 \6,000짜리 닭강정과 콜라로 하고 라떼를 한잔 타 마실까? (가족과 함께 살지만 집에서 치킨먹기 참 어려운 자의 비애...)


9.

뭔가 더 쓸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삼천포로 빠져서 다 잊어버렸다...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거 보면 역시 블로그좀 자주해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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